명품시계 '큰손' 40대 아저씨 아닌 30대 오빠

입력 2016-10-24 17:31  

30대 '나에게 주는 선물' 급증
백화점, 연령대별 명품시계 매출, 30대가 40대 처음 앞질러
선물용으로 샀던 과거와 달리 본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

명품시계 '문턱 낮추기' 전략
수천만원대 초고가보다 1000만원 이하 '입문용' 인기
피아제, 보석 뺀 제품 내놔 …IWC·크로노스위스 500만원대 주력



[ 강진규 기자 ] 다이아몬드와 금 등 보석이 박혀 있는 초고가 명품 시계를 주로 파는 피아제는 올해 보석을 뺀 ‘폴로S’를 내놨다. 이 제품은 피아제가 한국 시장에 최초로 내놓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시계다. 가격은 1600만원대로, 3000만원대 중반에서 시작해 비싼 것은 수억원에 이르는 피아제의 기존 제품보다 절반 이상 싸다. 피아제의 문턱 낮추기 전략은 30대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다.

30대는 기존의 주력 소비 계층이던 40대를 넘어 명품 시계 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30대 특유의 자기 만족형 소비문화와 결혼 연령 상승으로 인한 혼수 지출 비용 증가, 명품 시계 업체의 입문용 제품 확대 등이 30대 매출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남성은 시계로 ‘자기 표현’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명품 시계 매출 중 30대 비중은 28.1%를 기록했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 현대백화점 명품 시계 매출에서 30대가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줄곧 1위를 달리던 40대는 26%에 그쳤다.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에서도 30대 매출 비중이 높다. 신세계백화점에선 30대 비중이 30%를 넘는다.

백화점업계에선 30대의 자기 만족형 소비문화가 명품 시계 구매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정환 현대백화점 시계담당 바이어는 “30대는 식료품 등을 살 땐 꼼꼼히 가격을 따지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구매할 때는 월급의 2~3배까지도 과감히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이들을 자신을 위한 소비를 한다는 뜻에서 ‘포미(for me)족’이라고 부른다. 이 바이어는 “가방, 의류, 보석 등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한 여성에 비해 남성은 명품 시계 외에는 마땅한 상품이 없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가 더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혼 연령 높아진 것도 한 원인

결혼 연령이 높아진 것도 30대의 시계 구매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결혼 적령기로 여겨지던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에 비해 30대 중후반 남성의 구매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바이어는 “미혼이던 20대 후반에 자신을 위해 200만~300만원대 시계를 구매한 사람이 5~6년 뒤 결혼할 때 1000만원에 가까운 시계를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명품 시계 업체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입문용 제품을 늘린 것도 30대 구매가 증가한 요인이다. 40대보다는 구매력이 낮은 30대가 주로 찾는 명품 시계는 300만~1000만원대 제품이다. 1000만원이 넘는 시계를 주로 파는 IWC는 올해 500만원대의 입문용 제품인 파일럿 워치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마크 XVIII 등이 특히 인기다. 럭셔리 브랜드 롤렉스에서도 500만~700만원대 제품의 판매가 늘고 있다.

오명훈 롯데백화점 시계바이어는 “수억원대 초고가 상품 판매는 다소 줄어든 반면 1000만원 이하의 명품 시계 판매는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명품 시계시장 한국만 고성장

30대의 명품 시계 쇼핑이 늘어나면서 한국의 명품 시계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스위스시계공업협회가 스위스 시계 주요 수출국 20개국의 올해 1~9월 수출액 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20개국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세계 최대 명품 시계 소비국인 홍콩으로의 수출액이 같은 기간 29.1% 감소하고 프랑스(-18.8%), 미국(-8.7%), 중국(-8.6%) 등 대부분의 국가가 마이너스증가율을 보인 것과 다른 모습이다.

시계업계 관계자는 “30대 고객이 늘어난 것 외에 중국 반(反)부패법 도입 이후 중국과 홍콩 소비자들이 한국에서 시계를 많이 구매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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